| 남자들은 보통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를 네 자로 줄여
불x친구라고 한다. 윈스 불x 친구 중 생각나는 한 넘이 있다.
직업은 딴.따.라. 기타리스트지만 요즘엔 음반 녹음실에서 프로듀싱하며 먹고 사는 듯하다.
듯하다라고 표현하는 건 이넘 못 만나지 2년은 족히 된 듯 하기 때문이다.
2년 새 또 바뀌었을지 모르니 듯하다라는 추측 성 표현을 쓴 거다. 뭐 중요한
건 아니지만.
불x친구란 넘 2년 동안 만나보지도 못했으니 이거 참으로 미안한시츄에이숀이다. 쩝.
2년 전 이녀석에게 내가 술을 한잔 부어줄 때 들은 이야긴
트로트계 쌍두마차로 불리우는 송대x아저씨와 태xx 아저씨가 녹음실에 오면
항상 서로 뒷담화를 즐긴다는 소리였다. ㅋ 통재랄. 맞수는 원래 그런가?
이 친구 그 옛날 정말 싱겁기 그지 없는 친구였다.
목욕탕에 함께 물장구치러 갈때면 저길 갈까? 여길 갈까? 망설이길 무려 30분.
키가 크면 싱겁고 우물쭈물 한다던 옛 어른들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이 친구 음악성은 사실 처음엔 정말 아니올시다 였다.
학교에서 노래를 불러보라면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와 같은 가사의
트롯을 잠시 부르다 말 정도였으니까.
좀 놀라운 것은 고등학교 이후 나타난 이 친구의 변화다.
언젠가 반 학기 정도 흐른 다음, 방학 후 이 친구 집에 놀러 가보니 방문엔
커다란 발모양으로 들어간 자국과 함께 방문안엔 떡허니 큰 스피커와 일렉트릭
기타가 전시되어 있었다. “너 딴따라 하게? 한 번 들어보자.”
불과 10분후였나? 윈스 입이 떡허니 벌어졌다.
음악성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이 친구가 너바나의 록 뮤직에서 메탈리카의
헤비메탈 곡까지 멋들어진 리드 기타연주를 들려주는 게 아닌가. 방문의 저 큰 발자국은 이 친구 아버님의 작품이라 했다.
그때가 대학 1학년이었던 시기였으니 이 친구는 이때부터 딴따라로의 열정을
더 키워 지금의 돈 안된다는 음악계에 – 얼마전 기사를 보니 600억 조금 넘는
시장으로 전락했단다 – 종사하고 있다.
갑자기 이 친구 이야길 꺼낸 건 오늘 윈스가 본 영화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니
이 친구가 내게 보여줬던 음악에 대한 행적과 행동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네 명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그것과 장면장면에서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즐거운 인생.
런닝타임: 112분.
장르: 코미디(왜 드라마가 아니고 코미디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3년 연속 대학가요제 탈락이 그들의 딴따라 흔적 전부였다.
기러기아빠 (드럼)
학교 선생인 아내를 둔 아빠(리드기타)
회사원에서 퇴직당하고 낮에는 택배라이더로 저녁엔,
대리 드라이버로 근근히 생활하는 아빠(베이스)
돌아가신 아빠의 음악 인생을 동경과 원망으로 생활해왔던 아들.(보컬)
밴드 이름은 활화산.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면 부어 있는 늘어진 살들이 보이는 중년의
모습들로 변해버린 세월인 가운데, 그 들의 엔진에 보컬 현준의 호소력짙은
보이스가 시동을 걸어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세상을 향해 외친다. 인생을 외친다.
그들의 장소에서 그들의 음악으로 딴따라 정신을 여실히 불사르며.
이 영화는 시시하진 않다.
우아한 세계에서 느꼈던 40대 아빠들의 애환을 담은 영화는 아니다.
그렇다고 딴따라 인생을 투영해 거침없는 반항을 부르짓는 영화도 아니다.
윈스가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그들의 열정 이었다.
페이퍼 뮤직도 아닐진데 3류 마우스에서 흘러나오는 그들의 장단과 화음에
적절히 놀아나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아도 되는 재회 장면에선 진지한 웃음을,
쓰러진 현실을 향해 악에 받힌 절규를 함께하자는 설득 아닌 설득에선
공감어린 눈물이 흘러내리기에 부족하지 않더라.집에 돌아오자마자 요즘 흥행 제조기로 불리는 이준익 감독의 인터뷰기사부터
뒤졌다.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뭘 이야기 하고픈건지 윈스가 느낀 그것과
같은 건지 알아보기 위해. 누군가 자주 이렇게 말한다. “지가 좋아하는 일 하는 넘이 젤로 복이 많다고” 틀린 말 아니다. 하지만 위 말에 이 말을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지가 좋아하는 일 이란 걸 계속 하려면 그거 아니면 정말 안 된다는
열정이 있어야 유지가 되는거다.” 이준익 감독 역시 ‘열정’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한다.
다만, 이 영화에선 윈스가 생각했던 꿈을 유지하기 위한 열정 보다는,
열정을 가질만한 꿈을 되찾은 이들의 이야기였다네. 게다가 즐거운인생
에 대한 반어법이란다.쩝. 관중이 환호하는 뜨거운 무대를 줌아웃으로 영화의 마지막을 부담스럽지않게
해준 이준익 감독님께 박수를 보낸다. (이것도 일종의 즐거운 반응.)
그의 음악 3부작 중, 마지막 영화 ‘님은 먼곳에’가 벌써부터 기다려질 정도로
‘즐거운 인생’은 돈 내고 볼만한 즐거운 영화였다.
아직 딴따라계에 종사하며 우리내 인생 즐거움을 위해 뛰고 있는 규천아.
너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항상 즐겁게 던져지길 원한다. 파이팅이다.!
PS: 아내 왈. "장근석이 참 잘컸네" -.,- 역시 윈스 아내는 미남 볼 줄 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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